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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작품들과 이야기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주 마인드풀에 관한 다채로운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은 오른쪽 상단의 '호스트 시작하기'를 참조해주세요. 


명상은 처음입니다만어느 우울한 날의 마음챙김



우울함이라는 감정은 오래된 친구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곤 한다. 

그것은 어떤 작고 큰 사건에 의해 촉발되기도 하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때라던가 비가 온다는 이유만으로도 찾아온다. 나는 어떤 감정이 찾아오면 그것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그려보는 습관이 있는데, 우울함은 깊고 검은 강물같았다. 천천히 스미듯이 무겁게 나를 삼키기 때문이다. 


나는 이 감정에 대처하기 위해 두 가지 극단의 방법을 사용해오곤 했다. 하나는 긍정회로를 돌리는 것이다. 지금 내게 감사한 일을 찾아본다던가 지금 눈 앞에 벌어진 일에서 (억지로) 좋은 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수십 차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방법은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치 예쁘지만 사이즈는 작은 옷을 억지로 껴입은 느낌이랄까?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내가 나 자신에게 우기는 것 같았다. 억지스럽고 불편했다.


그래서 선택한 두 번째 방법은 그 우울함의 바닥까지 가보는 것이다. 일부러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슬픈 영화를 보며 묻어두었던 과거의 상처까지 끄집어 낸다. 그렇게 자기연민모드에 스스로 빠져서 나는 참 초라하고 불쌍한 인간이라고 눈물을 짓는다.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한 이후에도 이런 우울함은 찾아왔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그 우울함이 머무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이다. 모든 감정이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하늘의 먹구름처럼, 소나기처럼, 또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건 나에게 큰 생각의 전환이었다. 비가 올 때 왜 하필 나에게 이 비가 찾아왔나 한탄하지 않듯이, 이 비가 평생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낙담하지 않듯이, 이 또한 지나갈 것을 깨닫게 된 이후로 나의 우울함은 좀 더 가벼워졌다. 



| 바늘에 찔린 만큼만 아파하자


마음챙김에서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지만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첫 번째 화살이라는 건 일차적 고통이다. 남자친구에게 차인다던가, 중요한 발표를 말아먹었다던가, 면접에서 떨어졌다던가 하는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고통이다. 이건 우리가 인생에서 사랑을 하고 일을 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일차적 고통이 찾아온 이후에 스스로 ‘두 번째 화살’이라는 이차적 고통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바로 ‘주관적인 판단’을 통해서.


에세이 <도대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라는 책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내용이 나온다. ‘바늘에 찔리면 바늘에 찔린 만큼만 아파하면 된다. 내가 왜 바늘에 찔렸나, 바늘과 나는 왜 만났나, 바늘은 왜 하필 거기 있었을까.’ 이런 걸 계속 생각하다 보면 사람은 망가지기 쉽다는 것이다. 나는 바늘에 찔린 후 계속 그 바늘을 곱씹고 집착하며 억지로 빼내려 하거나, 더 깊숙히 찔러 넣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외람되지만 명상을 한다고 행복해지지는 않아요


명상에 대해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 편견(?) 중 하나는 '명상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명상을 한다고 갑자기 인생이 해피바이러스로 가득해지거나 고통근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대신 마음챙김 명상은 ‘해방’을 준다.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감정의 늪에서 좀 더 빨리 빠져 나오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음이 방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주의로 돌아오는 연습을 통해 이루어진다. 


내가 나를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감정과 나 사이에는 거리감이 생긴다. 그리고 친절하고 관대하게 나를 바라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감정은 내가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우울함은 내가 아니다. 불안함도 내가 아니다. 쪽팔림도 분노도 내가 아니다. 


이 모든 감정과 나는 별개라는 걸 몸-생각-감정으로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이 억지로 행복회로를 돌리지 않아도, 감정에 침잠하지 않아도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ABOUT AUTHOR

     이너피스


         내 마음 나도 몰라 심리학을 전공한 후 현재는 심리 서비스 기획을 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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