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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작품들과 이야기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주 마인드풀에 관한 다채로운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은 오른쪽 상단의 '호스트 시작하기'를 참조해주세요. 


명상은 처음입니다만2편 / 이런 모기떼 같은 잡생각들

마음챙김은 생각이나 스트레스를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지금-여기‘에 머무르며 관찰하는 것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잡념들을 없애는 모든 시도들을 실패해왔으니, 어쩌면 이 마음챙김명상이 답을 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침대 위에 눕는다. 

전등을 끄고 오늘 하루 수고한 나를 토닥이며 베개에 머리를 묻는다. 

눈꺼풀을 닫고 이불의 온기를 느끼며 점차 램수면모드로 들어간다. 

그렇게 꿈나라로 빠져들려는 찰나, 귓가에 미세한 바람과 함께 ‘에엥-’하는 소리가 스친다.

 

'이런 망할. 모기다.'


지금 모기를 잡기 위해 일어나면 잠은 다 깬 거다. 

그래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잠을 청해보지만 숨 쉴 공기만 희박해지고 그 엥엥거리는 소리는 멀어졌다 다가오기를 반복한다. 

결국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이불을 걷어차고 방의 불을 켠다. 

그리고는 살의 가득한 얼굴로 한 손에는 전기 파리채, 다른 한 손에는 에프킬라를 들고 모기의 행방을 쫓는다.

      

'요놈, 저기 있구만.'     


천장에 붙은 그 놈을 향해 의자를 밟고 숨죽이며 다가간다. 

손바닥으로 놈의 육신을 뭉개려는 순간, 놈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 버린다. 

투명망또를 쓴 듯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그 모기를 다시 한 번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 놈을 잡아야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새벽까지 전투를 치른다.

     



| 잡념이란 건 바로 이 모기와 같았다


이 0.0001g도 채 되지 않을 듯한 모기가 방 전체를 장악하며 모든 주의를 끌 듯, 잡념도 한 번 들어오면 나를 온통 잠식했습니다. 이 잡념모기 하나를 겨우 잡는다 할 지라도 고요함은 잠시 뿐이었어요. 또 다른 잡념모기2가 나타나 또 나의 온전한 휴식과 숙면을 방해했기 때문이죠.

그러니 늘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일찍 누우나 늦게 누우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걱정들 때문에 잠에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겨우 잠에 들어도 깊게 숙면을 못하니 늘 만성피로를 짊어지고 다녔죠. 숙면에 좋다는 온갖 아로마 제품도 침대 맡에 두어보고, 몸이라도 녹초로 만들어야 겠다 싶어 땀에 흠뻑 젖도록 운동도 해보았는데 체감상 불면증에는 큰 효과가 없는 듯 했습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잡념은 또 시작이 되었으니.



| 유튜브 알고리즘이 맺어준 운명같은 만남

      

이런 제 상태를 유튜브가 어떻게 포착했는지 어느 날 추천 동영상으로 ‘숙면을 돕는 명상’이 떴습니다. 물줄기 소리와 새소리가 들리며 낮은 목소리로 가이드 음성이 나오는데, 약 1시간 정도 되는 그 숙면 영상들은 꽤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끝까지 들은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그것은 적어도 1시간 이내에는 잠이 들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목소리의 톤앤매너(?)가 더 좋은 다른 유튜버는 없을까 찾아보다 한 명상 유튜버를 통해 ‘마음챙김’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챙김은 생각이나 스트레스를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지금-여기‘에 머무르며 관찰하는 것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잡념들을 없애는 모든 시도들을 실패해왔으니, 어쩌면 이 마음챙김명상이 답을 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 오, 이거 왠지 매력적인걸


지금까지 제가 알게 된 마음챙김에 대하여 아주 얄팍하게 풀어보자면, 마음챙김은 1979년 존 카밧진이라는 메사추세스 대학 의대교수가 불교 명상을 의학적으로 발전시키고 개발하여 대중화하고 체계화한 것입니다. 이후 마음챙김의 과학적 효과는 많은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고 있는데, 특히 '차드 멍 탄'이라는 구글의 엔지니어가 이 마음챙김명상기법을 도입한 ‘내면검색(SIY: Search Inside Yourself)’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검색해보면 마음챙김 관련 기사의 80%에는 ‘구글’이나 ‘실리콘밸리’같은 단어들이 출현합니다) 


불교에서 시작은 되었으나 무교인 나로서는 종교적 색채를 걷어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스티브잡스의 아이디어와 통찰력이 이 명상에서 나왔다고도 하니 뭔가 트렌디하고 힙해보이기까지 했죠. 이 정도 정보만으로도 고루하거나 사이비스러운 건 딱 질색인 나에게 얼추 맞겠다 싶었습니다.

 

혼자는 어려울 것 같아 우리나라에서 마음챙김으로 가장 유명한 분이 운영하는 MBSR(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8주 프로그램에 참가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내 잡념의 모기떼를 물리쳐보자는 마음으로 그렇게 통장잔고를 털어 프로그램에 등록했어요.

      

'무릎도 안 좋은 데 아빠다리로 오래 앉아있을 수는 있을까', '그곳에 가기 위해 내가 매주 일요일 아침 8시에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새로운 잡념들이 생겨났지만 일단 '선 행동 후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마음챙김은 시작되었습니다. 






     ABOUT AUTHOR

     이너피스


         내 마음 나도 몰라 심리학을 전공한 후 현재는 심리 서비스 기획을 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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