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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작품들과 이야기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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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처음입니다만마음챙김과 여행의 데자뷰




21살.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홀로 외국 배낭여행을 떠났다.  

약 7시간의 비행 후, 이국의 작은 도시 다운타운에 있는 햄버거 가게 들어섰다. 

그곳에서 첫 끼니를 먹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낯섦보다 편안함에 더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이곳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 그래서 아무 옷을 입고 아무 짓을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이 엄청난 자유로움을 준 것이다. 


그 이후부터 20대 내내 시간과 돈만 생기면 외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학자금 대출도 겨우 갚고 있는 주제에, 월급도 작고 소중한 주제에, 수시로 해외를 쏘다니는 건 분명 사치였다. 


또 여행의 과정들이 순탄했거나 호사를 누리며 여행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누리기 위해서 개고생은 양념처럼 가미되어야만 했다.   

싼 비행기 표를 끊었다는 이유로 찬바람이 스미는 공항 의자에 애벌레처럼 누워 노숙을 해야만 했고, 숙박은 당연히 열 댓명씩 함께 코골며 자는 도미토리였다. 

길눈이 어두운 탓에 하루에도 3~4번은 길을 잃었고, 몇 번의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유명 명소는 때때로 실망감만 안겨주기 일쑤였다. 


그렇게 뜨악한 순간들을 겪고 돌아와도, 나는 또 다시 짐을 챙겨 여행을 떠났다.

돌아보면 그 모든 여행의 시간들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왜 좋았나 되짚어보면 그곳에서 나는 온전한 나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일상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일을 사느라 바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현재를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갔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나를 마주할 틈이 없었다. 

내 초점이 늘 외부에 있다보니 내면의 목소리는 늘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지도 미처 자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주 낯설고 비일상적인 환경에 가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 피부를 스치는 온도와 공기가 느껴지고, 사람들의 일상적인 소음들이 선명하게 들렸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환한 표정들이 보이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과 풍광들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게 내 마음을 참 편안하게 만들었다.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는 과정도 여행과 많이 닮아있었다. 

명상은 기법이 아니라 ‘길’에 더 가깝다는데 명상을 하다 보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체감하게 된다. 

명상을 수련하다가도 종종 길을 잃고 헤맬 때가 있다. 

배낭여행을 할 때처럼 말이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할 때가 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당황스럽다. 

그러다가도 앞으로 뚜벅 뚜벅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감동적인 순간들을 만난다. 

 

낯선 곳에서의 여행은 익숙한 패턴에서 벗어나게 하기도 한다. 

나의 나라에서는 당연했던 것이, 어떤 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어떤 문화권의 사람에게는 정상적인 것이 나에게는 매우 신기하게 보이기도 하다. 


마음챙김 명상도 나의 무의식이 기계처럼 반복해오던 패턴에 새로운 프레임을 가져다 준다. 

당연하게 화가 나고, 당연하게 슬퍼하고, 당연하게 불안해하던 나의 자동적인 반응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다. 




여행의 경험을 통해, 또 마음챙김의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달은 바가 하나 있다.

누구나 가끔은 일상에서 툭 떨어져 나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지금까지 축적해도 지식과 경험들이 녹아져 있다. 

그래서 안전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강화된 신념들이 스스로를 가두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예전만큼 낯선 외국을 구태여 찾지 않게 되었다. 

낯선 곳을 탐험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내 내면을 여행할 방법 한 가지, '마음챙김'을 배웠기 때문이다.  



“발견을 위한 항해는 미지의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일이다”

_존 카밧진





     ABOUT AUTHOR

     이너피스


         내 마음 나도 몰라 심리학을 전공한 후 현재는 심리 서비스 기획을 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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