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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처음입니다만선생님, 명상이 소질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10월의 어느 일요일.

나는 어김없이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에 가기 위해 아침 8시쯤 눈을 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몸은 무겁고 귀찮음이 몰려왔다. 


갈까 말까 내적갈등을 하며 멀뚱히 천장만 바라보기를 십 여분. 

(나름의 마음챙김으로) 가기 싫다 저항하는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런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8주 과정이 끝나가는데 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만 하는 것 같아.’

‘오늘 나간다고 더 나아질까?’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가봐, 휴-‘


사실 나는 내가 기대한 만큼 명상이 늘지 않는 것 같아 실망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5주 정도 배우면 잘하지는 않더라도 점점 나아져야하는데 나는 아직 헤매고 있었다. 

슬며시 '명상이 소질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판단적인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마무리까지는 하자는 생각이었는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었는지, 어찌됐든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나섰다.

그리고 수업을 들으며 알았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게 아님을.



| 쳇바퀴를 멈추어봐요.


5주차 마음챙김 명상 수업은 스트레스에 습관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의식적인 선택을 통해 새롭게 대처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스트레스로 일어나는 감각, 감정, 생각 등은 하나의 사건인데, 그러한 사건을 마음챙김을 통해 알아차리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원이 다가올 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과거에 습관적으로 반복하던 반응에 끌려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시간 정좌명상을 하며 마음챙김 명상이 내 기대만큼 진전되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고, 과거처럼 이 스트레스에 그저 끌려가고 있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늘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내가 원하는 만큼, 내가 원하는 속도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나는 늘 조급해졌고, 그런 나를 비난했고, 나를 의심했었다.

내가 늘 반복적으로 해오던 이 패턴을 마음챙김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 일단 나에게 친절합시다.


마음챙김 명상 수련에 임할 때 늘 마음에 품어야 할 9가지 마음 중에 하나는 ‘친절하고 관대하기’이다. 

나는 마음챙김을 하는 내내 나에게 친절하지 않았고, 오히려 재촉하고 다그쳤다. 

마음챙김 명상이라는 것을 흉내만 냈을 뿐 진정한 마인드의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나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보다. 

정좌명상 후 선생님과의 대화시간에서 한 젊은 여성 참가자 분이 이런 질문을 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여전히 집중이 안되고 잘 못하는 것 같아서 지루해져요.”


듣는 사람들도 살짝 당황했을만큼 솔직한 이야기였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눈치이기도 했다. 

대부분 참가자가 직장인이었던 탓에 업무와 성과처럼 노력한 만큼의 OUTPUT(?)이 나오기를 모두가 기대했나보다. 


그러자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왜 우리는 '~되어야 해'라고 생각할까요? ‘5주쯤 지났으니 이 정도는 되어야지’라는 기준은 어디에 있나요? 세상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왜 명상은 내 마음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말투는 다정하셨지만 뼈를 때리는 말이었다. 

명상은 안되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내 존재를 바꾸는 훈련이고, 내 습관을 바꾸는 훈련인데 쉽게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우상향 그래프처럼 순차적으로 잘되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선형에 가깝다. 어느 날은 잘되다가도 어느 날은 어렵고 힘이 든다. 

그래서  마음챙김 명상은 갈고 닦는 수련의 과정인 것이다. 


높은 기준을 스스로 부여하고, 쉽게 조급해졌다 쉽게 실망해버리는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 날의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며 스스로에게 셀프사과를 했다.

'재촉하고 닦달해서 미안해. 스스로를 의심해서 미안해.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아서 미안해.'

 



     ABOUT AUTHOR

     이너피스


         내 마음 나도 몰라 심리학을 전공한 후 현재는 심리 서비스 기획을 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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