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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풀니스 여행기[Minfulness를 찾으러 캘리포니아에 다녀왔다] 1편. Stanford와 Multiversity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시력이 좋지 않은 나는 작은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눈이 아프다. 안경을 벗고 편안하게 누워서 게으름을 부리려면 아이패드가 필요했는데, 제품을 살 때마다 뒷면에 새겨진 위 문구가 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캘리포니아에 얼마나 대단한 게 있기에 'in USA'도 아니고 ‘in California'라고 적은 걸까. 캘리포니아가 한 나라를 대체할 만큼 특별한 곳일까?’ 내겐 값싼 중국산 제품이 더 특별한데.



아이패드 뒷면



늘 불편함(?)과 궁금증을 유발하던 이 문구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기회를 얻으며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Mindfulness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기업의 구성원이다보니 'Mindfulness, Technology'를 키워드로 하는 Wisdom 2.0 이라는 컨퍼런스에 참가하기로 한 것인데, 컨퍼런스 시작 전 며칠 일찍 출발하여 근처 여러 명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애플과 캘리포니아에게 소심한 보복 차원에서 ’캘리포니아도 가보니까 똑같이 사람 사는 동네더라^^‘ 라는 말을 뱉어 주리라, 결의를 다지며 비행기에 올랐다.




빠르게 나의 패배를 인정한다... 캘리포니아는 정말 특별하다.

인천 공항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10시간가량을 날아가 미국 서부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경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다. 숙소까지 거리가 꽤 됐는데 샌프란시스코에 헤드쿼터가 있는 공유 택시 ‘우버’를 타고, 역시 샌프란시스코에 헤드쿼터가 있는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방으로 들어갔다. 공유경제를 상징하는 두 거인들의 IT 서비스는 내가 거인의 손에 올라탔다는 걸 잊을 정도로 친절하고 편리했다. 수세기를 이어져 내려온 운송업, 숙박업의 패러다임을 불과 수년 만에 뒤엎어버린 두 기업을 보며 문득 세계를 이끌어가는 Google, Tesla 등이 모두 캘리포니아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를 당당하게 새긴 아이패드가 나를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짓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날 스탠퍼드 대학교를 방문하며 빠른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Mindfulness 명상홀을 찾아가보자.

오늘 아침도 우버를 타는 것으로 시작했다. 근처에 스탠퍼드 대학교가 있다고 하여 가보기로 했다. 정문처럼 보이는 것을 지나 십 여분을 넘게 달렸는데도 목적지가 보이지 않았다. 중학생 때 중국의 북경대학교 남문에서 동문으로 횡단을 한 적이 있다. 걸어도 걸어도 학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 큰 대학에 다니려면 자전거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스탠퍼드 미궁을 가로지르며 왜 미국에서는 어린 학생들도 차가 필요한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우버 네비게이션만 멀뚱멀뚱 쳐다보다 도착한 곳은 Windhover 라는 명상홀이었다.




정문




Stanford Windhover 를 본 첫 감상은 이렇다.

‘O - Wah…’ (한국인이라 Wow! 라는 탄성이 나오진 않았다.)

학교 안에 이런 멋진 건축물이 있다는 데 한 번 놀랐고, 그것도 명상을 위한 공간이라는 데에서 두 번 놀랐다. 나중에 명상홀을 운영한다면 나도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측면 샷




명상홀 앞 정원도 나무 배치를 조금 색다르게 한 것 같았다. 



어두운 썬팅이 되어있는 좌측은 실내 명상실이고 우측은 외부로 개방되어있는 실외 명상실이다. 물론 유리창으로 덮어있기 때문에 실내 명상실 안에서도 밖이 잘 보인다.



뒷편엔 연못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보자




우측엔 연못이 보인다




좌측으로는 명상홀이다.




좌측 Exit 으로 나가면 실외 명상홀이 나온다.




Windhover Mindful Design

Windhover 의 공간 디자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Modern Asian Style’ 이라고 부르고 싶다. 검은색 직선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해놓은 몬드리안식 철제 기둥과 자연의 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무 바닥, 그리고 동양적인 정서의 벽그림들이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뇌를 명료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특히 외부로 개방되어있는 실외 명상실은 동서양의 문화와 디자인을 잘 융합시킨 걸작인 것 같았다. 서점에서 공간 디자인 잡지를 훔쳐보다 ‘Natural Modern Style' 이라는 걸 본적이 있는데 그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근사한 명상홀에 매료되어 끊임없이 잡생각이 떠올랐다. 동양풍인가? 서양풍인가? 재질은 뭘까? 짓는데 얼마나 들었을까? 디자인과 건축을 모르니 더 이상 생각하지 말기로 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참선을 하도록 배운 필자는 ‘어쨌든 참선’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평소에 수행 공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아직 수행단계가 낮은지 이 공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수행에 심취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내 명상실 / 실외 명상실 두 곳으로 나누어 둔 점도 특이하고 눈여겨 볼만 하지만 명상뿐 아니라 요가, 전시, 교육 등 무엇을 하든 잘 어울리는 실내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어둡지만 음울하지 않고 비어있지만 꽉 찬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구글 지도에 스탠퍼드 내 명상홀이 하나 더 떳다.

구글 지도에 Meditation Center를 치면 Windhover 바로 건너편 건물에도 스팟이 하나 더 검색되었다, 실제로 가보니 명상홀은 아니고 다종교 통합홀이었다. 다만 저 왼쪽 끝 구석에 명상을 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 있긴 했다.



기독교의 십자가부터 불교의 원상까지, 다양한 종교의 심볼들을 모아놓았다.




스탠퍼드 전경이 보이는 건 좋았다.




Stanford Mindfulness Style!

Windhover 를 나와 교정을 거닐면 자유로운 자세로 탐구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필자는 Mindfulness 의 중요한 덕목중 하나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무언가에 걸리지 않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탠퍼드 학생들은 식당 앞에서든 현관문 자판기 앞에서든 Mindfulness를 실천하고 있는 듯 했다. 우리나라었다면 현관 계단이나 자판기 앞에 앉아 심도 있는 과제를 하는 건 관종 (관심종자의 준말) 이라고 불릴 것 같은데, 이들에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듯 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여 몰래 엿들어보았는데 갓 스무살을 넘긴 것 같은 친구들이 'Foundation 을 결성해보자.', '새로운 경제 System 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었다. 지도교수의 지침을 따라하지 않으면 점수조차 받기 어려운 한국과는 정말 큰 갭이 느껴졌다. Copy-First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우리 문화는 어린 학생들의 창의력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방향성'까지 제한하는 반면, 생각을 그대로 실천하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은 스탠퍼드 학생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스탠퍼드를 떠날 시간이 되었고, 놀랄만한 것들을 많이 본지라 다음 목적지인 1440 멀티버서티는 그닥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택시에서 곤히 잠을 자다 도착해 눈을 떠 처음으로 내 뱉은 말이 O - Me...(번역 : 오메...) 였다.





1440 Multiversity

꽤 먼 거리를 달려 산타크루즈 넘어가는 계곡길 사이에 위치한 1440 멀티버서티에 도착하였다. 이 시설은 Mindfulness 를 비롯하여 명상, 기공, 요리, 재봉, 공작 등 각종 Wellbeing 과 관련된 교육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다. 컴퓨터 네트워크와 관련된 일을 하는 Juniper Networks 라는 회사의 창립자 Scott Kriens가 그의 부인과 함께 2010년에 설립하였다고 한다. Juniper Network 는 2017년 기준으로 기업가치 5조원을 달성하였는데 기부문화가 발달한 미국답게 사회 환원차원에서 멀티버시티를 설립, 운영중이라고 한다.




멀리 식당이 보인다. 유명 쉐프가 밥도 하고 요리 수업도 병행하기 때문에 끼니마다 최고의 식사를 한다고 한다. 이곳은 지상낙원인가? 




30m 는 훌쩍 넘을 것 같은 메타세콰이아 나무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공룡 숲에 들어온 것 같았는데 혼자 보기 아쉬운 이 경관을 담기에는 카메라 앵글이 너무 좁았다.


카페와 기념품샵이다.



콘도형 숙소와 단독채 숙소 올라가는 길



태극권을 배우는 Taichi Hall이다.



숲으로 뻗은 길




영화의 한 장면, 게임 속 공간 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

이 대단지 시설은 몇몇 작은 숙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건물이 원목과 석조로 지어져 안락함을 더해주었다. 메인 로비, 숙소, 까페 등 건물 하나하나가 정말 예술품이었다. 대도시 하늘을 가득 메운 스카이스크래퍼 대신에 마음대로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는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 하였다.


'대자연의 장엄함 앞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는 문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이 말은 어찌보면 Mindfulness 와 맥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일, 공부에 쫓겨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은 '나'라는 거대한 존재에 눌려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 쉽지 않다. 대자연은 저절로 내가 잘났든 못났든,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도 알려주고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그렇지만 이 작은 존재도 온전하다는 걸 알려주기도 한다. 아... 그러니까 말인 즉슨 Multiversity 를 방문하면 Mindfulness 를 저절로 발견할지도 모른다는거다! 어려운 생각은 여러분의 몫


사실 멀티버서티에 오게 된 이유는 세계적인 프로그램 마음챙김-자기연민 MSC (Mindfulness Self Compassion) 의 개발자인 Christopher Germer 박사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거머 박사님이 5시에 프로그램 진행을 마칠 때까지 까페에서 나무 냄새를 맡으며 기다렸다.




Dr. Christopher Germer


양 옆 사람들이 편집된 흔적이 남아있다!




거머 박사를 만나 산타 크루즈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우리 회사 대표님과 MSC 의 놀라운 확산성, 활발한 Adaptive Form (MSC 응용 버전) 의 개발 등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육체적 고통은 줄어들고 있지만 정신 활동의 증가로 인해 정신적 고통은 늘어나고 있다는 거머 박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머지않아 MSC 가 전 세계인들의 마음과 정신에 스며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다가 Yes, OK 만 외치면 혼날 것 같길래... MSC가 한국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소년기부터 무한 경쟁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학생들도 언젠가는 자기 연민과 타인에 대한 사랑을 배우길 바랐다.




명상은 전 세계에, Mindfulness는 캘리포니아에

저녁을 먹고 근처의 대형 서점에 들렀는데 서적부터 소품까지 명상관련된 것들로 가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명상이 스포츠처럼 일상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명상, 참선 등은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Mindfulness’ 는 마치 캘리포니아에만 있는 것 같았다.



거머 박사와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아침에 먹을 간식을 약간 사고, 다음 날도 부지런히 움직이기 위해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갔다. 내일은 '그' 스티브 잡스가 명상을 하던 샌프란시스코 젠 센터와 미국 제일의 명상센터 스피릿 락에 가기로 했다. 미국에 가기 전에 스피릿 락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면 어떨까 궁금증을 품은 채 눕자마자 골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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