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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작품들과 이야기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주 마인드풀에 관한 다채로운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은 오른쪽 상단의 '호스트 시작하기'를 참조해주세요. 


마인드풀니스 여행기[마인드풀니스프로젝트] 02. 데일리 루틴 들여다보기




아침 5시 30분. 공~ 공~




이름같이 공명한 공의 울림소리에 눈을 뜬다. 기상을 알리는 공이 울리기 전부터 텐트 안으로 살짝 들어오는 따뜻한 햇빛과 은은한 새소리에 눈은 떠졌지만,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이불 안에서 밍기적거리며 5분씩 더 버티고 있다. 


왼쪽은 화장실 앞에서 이 닦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풍경. 오른쪽 사진 속 공을 울리면 공동생활공간으로 모여야 한다.



시원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일찍 일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마인드풀니스 프로젝트에 들어온 지 일주일 정도 지나자 새로운 일상에 꽤나 잘 적응했다. 



처음 며칠은 정글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모기, 거미, 지렁이, 지네, 나방, 반딧불이, 전갈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곤충들과 함께 살아간다. 처음 며칠간 벌레가 출몰할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질색팔색을 해댔지만, 이곳에서 생활한 지 일주일 만에 얘네들이 내 잠자리 안에만 침범하지 않는 이상 괜찮아졌다. 생각해보면 이 정글에 주인은 얘네들이고 갑자기 불쑥 침범한 외부자는 바로 나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서대로 이를 닦고 화장실을 갔다가 먼저 일어난 부지런한 친구들은 공동생활공간에 늦게 일어나는 친구들을 위해 요가 매트를 펼쳐놓는다. 그렇다고 늦게 일어난 사람을 나무라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일찍 일어난 사람들의 선행으로 매일 아침 6시, 일상의 첫 번째 스케줄인 요가 클래스가 시작된다. 


여신 같은 요가티처 안야



설립자 부부인 안야가 아침 요가를 가르치는데 그녀만의 특유의 밝은 미소와 슈퍼 포지티브한 에너지는 전염성이 너무도 강해서 그녀를 보고 앉은 모두를 편안하게 만든다. 그녀의 친절한 가이드로 한 시간 반의 젠틀한 요가는 침묵 속에서 고요히 진행된다. 바로 이어서 크리스찬이 20분간의 아침 명상을 진행 후 첫번째 일정이 종료된다. 안야의 에너지가 얼마나 밝고 매력적인지, 모두가 입을 모아 크리스찬에게 말한다. 




난 같은 여자이지만 안야를 보고 있으면 그녀랑 결혼하고 싶어. 왜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돼. 너무 아름다워.




아침식사 종료 때까지의 일과들은 모두 침묵 속에서 이뤄진다. 


Morning silence는 수많은 사람들과 붙어 지내면서 의도치 않게 생길 수 있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로써 아침 시간만은 조용히 서로에게 공간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끔 입이 근질근질해도 침묵을 깨는 시간 전까지는 서로를 위해 최대한 말을 아낀다. 그대신 눈이 마주친 서로에서 환하게 웃어준다.  



말없이 잡초 뽑다 일어나서 기지개 펴기



깨끗하게 정리된 주방 앞과 입구



매일 물 주던 정원




아침 식사 전까지 함께 카르마 요가를 하는데 이것은 캠프 공간을 항상 깨끗하게 정리하는 여러 가지 활동을 말한다. 식물에 물 주기(전날 비가 왔을 시에는 패스), 정원 잡초 정리, 공동생활공간 청소, 화장실 청소, 마당 청소, 텐트 청소, 아침식사 준비 같은 기본적이며 누군가는 매일 해야 하는 일이다. 



각각의 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원해서 손을 들면 삼삼오오 흩어져 30~40분 정도 맡을 업무를 조용히 완수한다. 모두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은 맛있는 아침식사 만들기. 그러나 대부분이 정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매일 무성히 자라나는 잡초때문에 며칠만 쉬어도 해야할 일이 굉장히 많다. 아침식사 준비를 끝낸 팀이 공을 울리면 모두 다시 키친으로 모인다. 



아침 식사는 삼일에 한 번씩 로컬들이 직접 배달해주는 정말 신선한 열대과일 한 그릇에 그날에 따라 오트밀, 초콜릿 무슬리, 팬케이크, 열대과일 그리고 아주 가끔씩 스크램블 에그가 준비된다. 배식 후에 모두가 동그랗게 둘러앉아 이 음식이 내게 오게 되는 과정까지 수고해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짧은 기도 후에 식사를 시작한다. 



여전히 침묵속에서 마인드풀 잇팅(mindful eating)을 함께 한다. 

제일 좋아했던 아침식사들! 정말 맛있다 ㅠㅠ




아침식사 후에 사용한 그릇과 식기는 각자 설거지를 하는 것이 원칙이나 대부분은 내가 먹은 것을 치우러 가는 김에 다른 사람의 그릇을 함께 가져가 준다. 서로 따로 날을 정하지 않아도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 돌아가면서 서로의 일을 덜어준다. 



설거지 후에는 다시 모두가 공동생활공간에 동그랗게 모인다. 드디어 모닝 사일런스를 깨는 순간이다. 매일 아침 침묵을 깨는 방법은 항상 설렌다. 그 날의 인원 수의 딱 절반 숫자에 맞춰 크리스찬이 한 사람당 하나의 번호를 지명하고 같은 번호를 받은 두 사람이 서로를 찾아 꼭 껴안아준다. 



적어도 15초 정도는 온마음을 담아 꼭 껴안아 준다. 



따뜻한 포옹으로 하루 처음으로 말문을 튼다. '잠은 잘 잤어?', '오늘 아침에 기분은 어때?' '너랑 같은 번호를 받은 거 봤을 때 진짜 좋더라.' 며칠 같이 보내며 서로가 익숙해질수록 달려가 안기기도, 더 꼭 오래오래 끌어안아준다. 어떤 날은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왼쪽은 잘못된 허그의 예시, 오른쪽은 제대로 된 허그의 예시를 설명 중인 크리스찬과 포포




침묵을 깨는 허그타임 뒤에는 마인드풀니스 프로젝트의 메인 활동이 시작된다. 점심 먹기 전까지 약 5시간 이상 아주 강도 높은 노동을 함께 한다. 40도까지 치솟는 태국의 한여름 날씨는 그냥 거들뿐이다. 매일 3가지 일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친환경 농사 4~5명, 점심식사 요리 4~5명, 나머지 인원 모두 친환경 빌딩



이곳에 모인 대부분이 세계 여러 대도시에서 생활하다 왔기 때문에 이런 강도 높은 노동에 익숙하지 않았다. 모두가 초보 일꾼이었다. 이 중에도 메인은 올해 초부터 짓고 있는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겸비한 Dorm 모양의 친환경 건물 만들기이다. 이 일련의 과정은 크리스찬의 지휘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크리스찬은 정말 지혜롭고 친절한 지도자이지만 그랑 같이 일해 보면 독일인 특유의 빡셈을 몸소 맛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이게 바로 현대판 나치 강제수용소(Konzentrationslager)가 아니냐며 그를 놀리기도 했었으니까!




화장실과 샤워실로 사용된 건물



진흙벽돌 만들 머드 만드는 중. 수다 떨면서 밟다 보면 금방 만든다





오후 2시, 4~5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 후에는 동그랗게 모여 점심 식사를 한다. 

모두의 몸은 온통 땀과 진흙 범벅이고 얼굴은 빨갛게 익어 상기되어 있다. 고된 노동 후 먹는 음식은 뭐든지 정말 맛있다. 이 캠프에서 먹는 음식은 모두 채식 기반이다. 




점심 식사 후에는 모두가 늘어지는 자유시간. 



자유시간에는 공동생활공간에서 도란도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카드놀이, 그림 그리기, 독서, 외줄 타기 연습, 빨래, 명상, 공놀이, 악기연습 등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따로 또 같이 보낸다. 15개국 이상 모인 친구들과 국가별로 다른 문화, 정치, 사회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유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서로 너무 다른 곳에서 자라왔지만 도시생활에서 경험하는 고민은 서로 닮아있다.




각자 자유시간 보내는 중



자유시간이란 이런 것. 널부러져 있기.




오후 6시, 모두가 다시 한자리에 모여 프로젝트 활동에 하이라이트인 토킹 서클 시간을 가진다. 토킹 서클 후에는 저녁이 따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점심에 남았던 음식을 배고픈 사람들끼리 나눠 먹는 시간을 가진다. 마지막 일과로 크리스찬이 매일 밤 인생에 대한 다양한 레슨을 준다. 




크리스찬은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이야기한다.




그는 설립자로서 사람들에게 그 어떤 특별 대우를 받을 마음이 없다. 자신은 단지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하나의 인간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 하나 하나를 그대로 수용해주면서 각자 고유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매일 밤, 피할 수 없는 인생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에 녹여 이야기해줬다. 마치 동화책을 읽어 주는 아빠를 바라보는 어린 아이들처럼 모두가 숨죽여 그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이렇게 프로젝트에서의 하루 일과가 끝이 난다. 오후 9시, 잠자리에 든다. 해가 지고 졸리면 잠이 들고 해가 뜨면 개운하게 눈을 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구의 리듬에 맞춰 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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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의 무너진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건강한 인생을 선물하는 힐링코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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