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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작품들과 이야기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주 마인드풀에 관한 다채로운 정보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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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인터뷰 | 김용재(케렌시아)

관리자

삶은 힘들고 괴롭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고, 그래도 살아갈 이유가 있다는 말을 예술을 통해 주고받는 것 같아요. 살게 만들고, 견디게 만드는 거죠. 

이런 이유로 음악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

제 음악에는 제 삶의 경험과 감정이 담겨 나오는 건데, 다른 사람들이 그걸 들었을 때   ‘이게 내 마음에도 울림을 줬어’ 라고 공감해주면 정말 기뻐요.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라는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그 마음이 음악을 계속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1. 사람들과 나누고 있는 작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저는 케렌시아(Querencia)라는 팀에서 작곡과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케렌시아는 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적 콘텐츠를 개발하는 팀입니다. 주로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의 공간에서 음악명상 세션을 진행하고 있고, 음악명상 오디오 가이드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저희 팀원들은 음악가, 명상가, 심리상담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명상과 심리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주로 스크립트나 가이드를 제작하고 나레이션과 세션 진행을 맡아 주시며, 저는 음악 제작 및 연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러 세션들을 진행해보니 언어로만 명상 가이드를 할 때보다 라이브 음악과 함께할 때 확실히 사람들에게 더 잘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2. 어떻게 명상을 알게되었나요?

클래식 음악 작곡을 전공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에 대해 흥미를 가지기가 어려웠어요. 학교생활에서도 조금 겉도는 느낌이 있었죠. 그런 와중에 종교와 사람의 마음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인문대에서 종교학을 복수 전공했어요. 졸업 후에는 음악을 그만두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종교학 석사과정에 진학했는데, 평소에 친했던 작곡가 선배(케렌시아 공동대표 이치훈 님)가 명상음악 앨범 작업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음악도 그만둔 김에 가벼운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해봤던 것이 이런 작업의 시작이었고, 그 뒤로 지금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종교의 음악이나 특별한 공간의 울림들이 성스럽고 신비롭게 들리는, 그런 소리가 있잖아요. 그런 소리에 끌림이 컸던 것 같아요. 성당이나 동굴 같은 울림이 풍부한 공간에서 나는 소리가 좋았고, 종교 안에서의 소리,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종교학을 전공하고 배우다 보니 모든 종교가 소리를 굉장히 중요한 매체로 사용하고 있고, 그 얘기는 소리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고 심오하다는 뜻인 것 같아요.


3.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하셨어요?

명상 자체를 정식으로 해본 것은 나중이었지만, 원래 마음이나 정신세계 관련된 것을 좋아해서 그런 유의 책들을 많이 봤어요. 어릴 때부터 심리나 치유에 대한 희구가 있었거든요. 실제로 직접 명상을 경험해 본 것은 작년 여름 미산스님의 ‘하트스마일’ 프로그램이 처음이었고, 올해 여름에는 혜봉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행복수업’의 명상 기본 과정과 티베트 만트라 수행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명상을 배운 뒤로는 삶 속에서 틈틈이 알아차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 제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패턴들을 벗어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명상을 하는 것 같아요.



4. 명상(마인드풀니스)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악을 하면서 스스로 더 성장하고 배우기 위해 다른 예술가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제가 존경하는 롤모델은 소설가들이에요. 장편소설 작가들은 수행자나 다름없이 자신을 철저하게 훈련시켜야만 호흡이 긴 장편을 계속해서 써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생활 속에서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오랜 시간 철저하게 지켜나갔을 때 비로소 문학사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소설가들의 삶을 존경해요. 음악을 하는 것도 명상을 하는 것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도 늘 있어요. 음악을 하는 게 그저 아름다운 예술을 하는 것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작곡을 하는 과정에서 음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내 마음 안에서 어떤 행동을 선택할 때 의식적인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주를 할 때도 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하려고 합니다. 물론 매번 잘되지는 않지만요.


앉아서 명상을 하는 게 결국에는 나를 알기 위한 것이잖아요? 예술가들이 하는 작업도 결국에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표현해 내는 것이죠. 제가 느끼기에 명상하는 분들은 몸의 체험과 앎으로 해내는 것이고, 예술은 그것을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물질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해요. 저는 그런 예술의 방식이 좋아요. 음악을 통해서 내면을 바라보고,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나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은 명상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 명상가적인 마음가짐으로 음악을 평생 해나가고 싶습니다.



5. 이 작업의 동력은 무엇인가요?

예술 활동을 통한 자기표현이 1순위인 것 같아요. 제 음악을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참 감사해요.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이렇게 말하면 웃기지만, 마음이 헛헛하니까 하는 것 같아요. 그저 먹고 사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 같은 빈자리죠.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표현하기도 하고, 나누려고도 하잖아요.

다르게 표현해보면 삶의 다른 가능성을 꿈꾸기 때문에 예술을 하고 명상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 때문에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이 만든 음악과 예술을 보면서 ‘나도 저런 음악을 해보고 싶어.’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라는 마음을 갖게 되죠. 또한 내가 이 음악이나 예술을 통해서 받았던 작은 위로 같은 것을 나도 다른 사람들한테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꿈꾸게 돼요. 

삶은 힘들고 괴롭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고, 그래도 살아갈 이유가 있다는 말을 예술을 통해 주고받는 것 같아요. 살게 만들고, 견디게 만드는 거죠. 이런 이유로 음악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 제 음악에는 제 삶의 경험과 감정이 담겨 나오는 건데, 다른 사람들이 그걸 들었을 때 ‘이게 내 마음에도 울림을 줬어.’라고 공감해주면 정말 기뻐요. ‘나 혼자가 아니었구나.’라는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그 마음이 음악을 계속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6. 지금 하는 활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듣게 되는 반응, 혹은 흔하게 받는 오해는 무엇인가요? 거기에 대해 당신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음악명상 세션을 하다 보면 ‘명상음악’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나 편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특히 ‘명상은 이런 거야.’라고 명상에 대해 보수적인 자신만의 이미지 가지고 계신 분들이 더 그런 것 같고요.

사실 저는 제 음악을 ‘명상음악’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음악’인 거죠. 다만 저는 ‘명상적인’ 방식의 음악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걸 추구해요. 포멀한 명상을 위한 기능적인 ‘명상음악’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명상과 예술과 삶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명상은 종교적인 영역이고 예술은 또 다른 특별한 분야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오해나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명상이 종교적인 맥락에서 분리되어 요가처럼 일상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니까, 곧 그런 편견들은 희미해지고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7.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의 작업에서 가장 빛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평소에 슬픈 음악, 가라앉는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음악을 들으면 우울해지고 슬퍼지기보다는 정화되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그런지 음악에서 제가 잘하는 것은 주로 정서적으로 섬세하게 터치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신나고 다이나믹한 쪽은 제 전공은 아니죠. 제 스스로 내면에서 그런 부분이 강하지 않아서 앞으로는 보다 에너지를 표출하는 쪽으로 개발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일단 현재의 저는 섬세함으로 위로하고 정화시켜 주는 음악이 제가 잘하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8. 지속가능한 작업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현실이라면 가장 먼저 와닿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이 일을 지속하려면 나를 경제적으로 부양하면서 지속할 수 있어야 하니까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은 아니더라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어요. 지금도 케렌시아의 음악명상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충분하지 않으니까, 끊임없이 편곡 등 다른 음악과 관련된 부업을 하면서 삶을 꾸려가고 있어요.

내용적인 측면, 즉 작업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사람들의 마음에 계속 울림을 주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음악이어야 제가 작업을 지속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사람들에게 뭐가 필요한지, 지금 시대에 뭐가 중요한지, 또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그런 변화들에 대한 고민이 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술가로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악기가 개발되면 그것을 통해서 가능해지는 새로운 음악의 세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음악 안에서의 기술적인 트렌드를 틈틈이 찾아보려 해요.



9. 가장 큰 영감을 받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은 누구인가요?

존경하는 예술가들이 가장 큰 영감이죠.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닐스 프람(Nils Frahm)이라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예요. 장비들을 잔뜩 쌓아 두고 혼자서 소리를 입히고, 더하고 연주하면서 작업하는 분이에요. 이쪽 분야에서 활동하는 가장 천재적이고 뛰어난 분인데, 기술적으로 대단히 앞서 있으면서도 섬세하고 세련된 음악을 하시는 분이라 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저의 못난 점들인 것 같아요. 살다 보면 가끔 내가 못난 줄 모르다가 알게 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관계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돌아보니 스스로 별로였다고, 혹은 찌질하다고 느꼈던 점들은 너무 수치스럽고 괴롭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걸 알게 되는 만큼 제가 조금 더 넓어지는 거잖아요? 저의 못난 모습을 운 좋게 알게 되었을 때, 그래서 더 나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런 게 제 삶의 영감이지 않을까 싶어요. 괴롭지만 아는 만큼 더 나아질 가능성이 생기는 거니까요.



10. 꿈꾸는 혹은 가장 해보고 싶은 작업은 무엇인가요?

꿈꾸는 목표는 계속 바뀌겠지만,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은 닐스 프람(Nils Frahm)처럼 수많은 악기들을 가지고 저 혼자 하나의 음악 세계를 만드는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은 기술적으로 역량이 부족해서 할 수는 없지만요.

지금처럼 작곡을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다른 연주자를 섭외해서 앙상블로 작업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것도 굉장히 즐겁고 좋은 일이에요. 여기서 더 저의 역량을 확장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닐스 프람의 작업처럼 온전히 저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공연을 해보고 싶고, 그렇게 만든 음악으로 솔로 음반도 내고 싶은 것이 지금으로서는 제가 하고 싶은 작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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